어제 서울날씨를 확인할때는 비가 안 온다고 했었는데 오늘 서울역에 도착해보니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역에서 내려서 나가려다가 0262979630 번호로 전화가 왔고 받아보니 쓸데없는 내용이라 그냥 끊었습니다.
무슨 선거 관련된 여론조사 그런거였고 정치에는 관심도 없으니 바로 끊어버렸습니다.
투표는 하지만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저같은 사람에겐 굳이 이런 전화가 안 왔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비를 맞고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물건 받아야할 게 있어서 그거 받고 가져온 것도 넘겨주고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남대문에 잠시 들렀습니다.
생화가 집에 없어서 좀 사야겠다 생각하고 노란 튤립이랑 유칼립투스를 샀는데 튤립은 한다발에 1만원이었고 유칼립투스는 한다발에 7천원이었습니다.
튤립 두다발에 유칼립투스 한다발 해서 총 2만7천원이 나왔고 계좌이체도 된다길래 그 자리에서 이체해드리고 나왔습니다.
지난번 가을쯤 왔을때는 유칼립투스가 한다발에 5천원이었는데 겨울이라 그런가 졸업·입학 시즌이라 그런가 그때보다는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았습니다.
생화를 사서 받은 짐이랑 바리바리 싸들고 서울역에서 용산역까지 가서 청춘열차를 타고 남양주로 오는데 그 조용한 기차 안에서도 또 0262979630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끊고 다시 잠깐 잠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역에 거의 다 도착했길래 바로 나왔습니다.
역 앞에 나와보니 사람들이 좀 많이 서있길래 뭔가 하고 보니까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오늘 비 안 온다고 해서 나온건데 뭔 비가 이렇게 많이 오나 싶고 올라갈때 이것저것 사갈 것들이 많은데 어떻게 하나 생각도 들고 그러다가 결국은 역 앞에 있는 야채가게에서 간단히만 사서 택시를 부르기로 했습니다.
사과는 1개 2500원이어서 너무 비싸니 못 샀고 양파랑 연두부랑 팽이버섯에 블루베리 이런 것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이것저것 나름 꽤 샀음에도 8500원밖에 안 나오더군요.
역시나 야채가게에서 현금으로 사는 게 제일 싸다 생각하고 슬슬 택시를 불렀습니다.
역에서 집까지는 금방이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카카오택시를 불렀고 요금은 대략 6천원대 후반으로 나왔습니다.
택시를 부르면서 택시타는 곳까지 비를 맞고 뛰어가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고 비를 맞으며 꽃에 야채에 받은 물건까지 손에 잔뜩 든 상황에서 겨우겨우 한 손으로 모든 짐을 몰아넣고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찾아서 빼려는데 스마트폰을 물이 고여있는 바닥에 떨궈버렸습니다.
바로 주워서 막 물기를 바지에 닦고 욕을 하면서 전화를 확인해보니 오늘 계속 왔던 그 스팸전화였습니다.
그때는 어찌나 화가 나던지 막 여기 업체를 찾아가서 불싸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치밀어올랐는데 액정 한쪽 끝이 깨져있는 걸 보니 더더욱 짜증이 나서 혼자 막 비를 맞으며 쌍욕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야채 사온 거랑 생화랑 다 정리를 하고 받은 물건들도 정리를 한 후 씻고 나와서 쇼파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다시 또 열이 받기 시작했습니다.
스팸 때문에 스마트폰 액정이 깨져버렸다고 하면 누가 믿을 수 있을까요?
너무 짜증나는데 이걸 누구한테 말 할 사람도 없고 그냥 혼자서 삭히다가 지금은 그나마 좀 화가 가라앉은 상황입니다.
뜬금없이 비가 막 온 것도 짜증나고 그 타이밍에 전화를 건 여론조사인지 뭔지도 짜증나고 하필 또 주머니에 걸려서 떨어뜨린 것도 짜증나고 하루 자체가 너무 짜증났던 것 같습니다.
내일 뭐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런가보다 생각하면서 오늘은 일찍 잠이나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