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저씨 소리를 들어도 결국은 리니지를 하는 이유

처음 피씨방을 가서 한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지만 피씨방에서 가장 많이 한 게임을 고르라면 1위는 무조건 리니지 입니다.

학생때 처음 시작해서 야자를 빼먹고 겜하러 가기도 했었고 좋은 아이템을 운 좋게 주워서 수원까지 팔러 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때는 100만 아덴에 18장인가 그 정도로 거래를 했기 때문에 한 달 열심히 모은 아덴을 팔아서 다시 피씨방비를 대고 옷도 사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리니지 하는 아저씨들을 ‘린저씨’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게임폐인을 양산하게 된 시초급이라고 할 수 있고 게임 방식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실제 조폭들도 게임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혈원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문화도 그렇고 실제로 만나서 싸우는 PK도 그렇고 리니지는 새로운 문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종일 피씨방에서 밤을 새면서 게임을 하고 사냥하고 싸우고 그때는 게임상에서 강한 캐릭은 유저도 진짜 멋있어보였고 신비로워보였던 시기였습니다.

린저씨 라는 말은 리니지 하는 아저씨라는 말도 있지만 게임에 돈을 많이 쓰는 호구라는 뜻도 있습니다.

안 좋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주요 과금러이기도 하니 게임사에서는 린저씨 층을 잡아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공식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게임이 나와도 결국 하는 게임은 리니지에 머물 수 밖에 없죠.

10대부터 20대까지 열정적으로 리니지를 했다가 일에 바빠서 게임은 다 접고 오로지 일만 하면서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서 스트레스도 받고 여가시간에 뭔가 좀 하려고 하니 할 수 있는 게 없더군요.

스타크래프트도 초보방에 들어가면 다 준프로들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고 컴퓨터랑 1:2이나 1:3을 하는 것도 지겹고 결국은 다시 리니지를 시작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다고 포트리스나 카트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요즘 친구들이 하는 게임은 사양도 높고 이제와서 하나씩 다 배우기엔 머리도 아프고 그냥 수십년간 해왔던 리니지가 가장 마음에 편하다는 게 리니지를 다시 시작하는 솔직한 이유입니다.

본섭은 과금 한두푼해서는 진입하기도 쉽지 않으니 결국은 자유롭게 운영되는 서버를 찾기 위해 여러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를 읽고 거기서 서버를 골라서 한동안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한 달쯤 하다가 질리면 다 지르고 접었다가 다시 또 시작하는 서버를 골라서 하다가 질리면 접고 뭐 이러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는데 초기화 없이 운영되는 서버가 나오면서 사람들이 한 서버에 오래 정착하기 시작합니다.

거기에서 혈원들을 만나서 또 같이 싸움하고 사냥하고 그러다가 현모를 하고 돈독하게 우정을 쌓아서 단톡방을 개설하고 디스코드로 같이 싸움을 하는 게 요즘 린저씨들이 리니지를 하는 이유입니다.

다른 게임은 새로 배우기가 어렵고 그나마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니 그걸 하는 겁니다.

단순히 게임이 재밌어서 한다기보다는 그 안에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만나서 놀 수 있으니까 한다는 건데 이걸 아바타 형식으로 잘 만들고 계속 개발을 하면 될 것을 왜 자꾸 이상한 과금시스템을 붙여서 무한경쟁으로 몰아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과금도 계속 추가시키고 끝까지 유저들을 쥐어짜내니 결국은 본섭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거죠.

욕심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는데 린저씨들이 바라는 건 별 거 없습니다.

과금시스템 과하지 않고 클래식한 서버를 만들어서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는 것! 그 정도면 됩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