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패스 불편한 사람들은 다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커뮤니티에서 매직패스 논란이 생길때마다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이기적이라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돈을 내면 더 빨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뭐가 문제냐며 퍼스트 클래스나 VIP석도 그러면 다 없애야하는 거 아니냐고 논점을 흐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퍼스트 클래스나 VIP석은 이미 서비스를 구상할때부터 만들어 둔 자리이고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대기시간이 더 늘어나는 일은 없으니 비교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기다리는데 빨리 들어가는 사람들이 괘씸하니까 저걸 없애야한다는 반응도 있는데 이는 솔직한 심정이고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매직패스가 잘못된 이유는 바로 대기자들의 시간을 롯데월드가 이용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다른 손님의 시간을 빼앗아서 이를 판매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문제라는 뜻입니다.

차라리 놀이기구에 매직패스 전용 좌석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매직패스 구매자가 없으면 일반 손님을 태우고 구매자가 오면 전용 좌석에 태우는 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아마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지 모릅니다.

결과는 같지만 과정은 전혀 다른 겁니다.

음식점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20분 기다렸는데 내가 주문한 음식이 이제 막 주문을 한 다른 테이블로 서빙된다면 이것도 내가 참아야하는 걸까요?

저것이 내 음식이다라는 생각을 하면 사람은 당연히 화를 내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접시가 빨간색으로 되어있고 빨간접시는 1.5배 음식값을 지불한 손님에게 나가는 음식이 담겨있다고 적혀있다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어쨌든 결과는 같지만 과정이 전혀 달랐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의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했을때 이를 가만히 참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소비자에게 내 것을 빼앗아갔다는 박탈감을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사람들이 줄도 안 서고 들어감으로 인해서 내 시간이 5분에서 10분정도 더 늘어났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이미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린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불한 금액에 따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돈을 낸 손님에게 박탈감을 제공해선 안 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기다리는 사람의 시간을 5분에서 10분 더 잡아먹더라도 약간은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원래 매직패스 전용 손님들의 좌석이지만 지금은 전용 손님이 없으니 일반 소비자에게도 이 좌석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해주겠다는 식으로 운영을 해왔어야 합니다.

그랬다면 매직패스 손님들이 없을때 빨리빨리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개꿀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매직패스 손님들이 왔을때 그냥 좋겠다는 생각만 할 겁니다.

그들이 내 시간을 빼앗아갔다는 증오심은 롯데월드가 부추긴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저는 매직패스 논란이 생길때마다 롯데월드 측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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