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병대 사건 사단장의 탄원서가 많은 현역 장병들과 예비역들의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는 군 작전활동의 특수성에 대해 언급하며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때 군말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되는 존재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경찰과 군대가 다른 점은 군대는 죽으라는 지시를 해도 따라야하는 대신 경찰은 자신이 피해받는 상황에선 자기 구제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전시상황이고 말 그대로 이 전선을 지키지 못하면 나라가 위태로운 상황일땐 위의 말이 맞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선 절대 어울리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국가가 언제 물살이 거센 급류에서 장병들을 몰아놓고 수색하라고 원한 적이 있습니까?
국가가 언제 갓 들어온 훈령병에게 얼차려를 가장한 고문을 하라고 한 적이 있습니까?
현재 대한민국의 국군 지휘관들 중에선 이상한 착각을 하는 똥별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때 군말없이 죽어주도록 훈련이 되는 존재라는 말은 입에 담으면서 군 지휘관의 책임론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게 더 웃깁니다.
지휘관은 월급도 받고 연금도 보장되고 전역한 후에도 삶이 보장되는 자리입니다.
억지로 끌려온 사병들과는 입장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죠.
그렇다면 그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하는데 현재 대한민국 군대에서 지휘관들은 사병들을 자기집 종으로는 생각하면서 그에 대한 책임감은 전혀 없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입단속부터 시키고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기 바쁜 것이 대한민국의 군대입니다.
억지로 끌려온 것도 억울한데 위에서 지휘관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군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으며 군은 과연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지휘관이 지휘관답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목숨을 마치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사상이 바로 이 한 문장 안에 다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때 군말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되는 존재’
자기 밑에는 알아서 목숨을 내놓고 매일 추가되는 사병이 있다고만 생각하면 위의 문장이 쉽게 술술 자기 입에서 나올 겁니다.
그 말의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면 이런 말 쉽게 못 합니다.
전선에서 사병들에게 돌격을 지시하고 피눈물을 흘렸던 지휘관들이 지금 이런 상황을 알게된다면 아마도 총들고 찾아갔을지도 모릅니다.
군대에 갔다온 사람들은 압니다.
그들의 주적은 북한이 아닌 간부들이라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들은 앞에서 날아오는 총탄보다 뒤에서 날아오는 아군의 총탄을 더 조심해야 할 겁니다.
사병을 그저 굴려도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니까 대한민국의 군대가 발전이 없는 거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군대에서 똥별들이 이용하는 군 골프장에만 매년 엄청난 돈이 허비된다고 들었습니다.
그 골프장은 군인이면 다 이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일반 사병이 거기에 과연 갈 수 있겠습니까?
군생활을 하면서 그런 골프장이 있다는 것도 듣지 못했고 심지어 군대 안에 있는 테니스장도 한 번을 이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간부들이나 치는 테니스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서 사병들이 인력이 투입되는 현실을 보면 어떻게 저런 말을 뻔뻔하게 내뱉을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