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왕푹코트(Wang Fuk Court)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했을때 처음에는 대나무 비계가 화재의 원인이라는 식의 글들이 올라왔었는데 이후 대나무보다는 외벽에 붙인 가연성 자재(스티로폼 보드·발포 폴리스티렌 등)와 방염 기준을 어긴 비계 덮개에 작동하지 않은 화재경보기, 관리 부실까지 복합적인 요인이 겹친 탓이라고 정리되고 있습니다.
화재 직후 현장 사진이나 영상에서는 건물 전체를 둘러싼 대나무 비계와 녹색 안전망이 거대한 불기둥처럼 타오르는 모습이 찍히면서 해외 언론을 중심으로 대나무 비계가 불쏘시개가 되었다는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홍콩 안전전문가와 당국은 홍콩에서 쓰는 대나무 비계의 경우 방염 처리를 하고 일정 기준 이상 수준을 유지해서 쉽게 불이 붙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화재 현장에서 처음 불이 번진 것은 비계 자체가 아닌 비계를 덮고 있던 녹색 보호망과 방수 시트·비닐막 등의 외장재였습니다.
건물 외벽에 창문을 막기 위해서 붙여 놓은 발포 스티로폼(폴리스티렌)보드와 단열재가 강한 열과 함께 불길을 키우는 주된 연료 역할을 했다는 것이 경찰과 전문가 조사에서 지적되고 있는 원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이후의 사진을 보면 대나무는 타지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들이 많이 찍혀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발화 지점은 최종 발표 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원인이 발표될때까지는 기다려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홍콩 아파트 대형 화재의 핵심 원인은 보수 공사 과정에서 창문 외부에 붙인 발포 스티로폼 보드와 폼 패널이 불길을 수직·수평으로 빠르게 번지도록 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 자재들은 원래는 방염 성능을 갖춰야하지만 조사 결과 방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저가 자재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나무 비계를 감싸는 녹색 그물망, 방수막, 비닐 시트 역시나 불에 잘 타는 재질이었고 규정된 난연·방염 처리없이 설치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홍콩 왕푹코트 아파트는 30층이 넘는 고층 공공주택이 7동 이상 빽빽하게 붙은 단지로 건물 사이의 간격이 좁아 한 동에서 난 불이 외벽을 타고 다른 동까지 번지기 쉬운 구조였으며 비계와 스티로폼이 건물 여러 동 외벽을 연속적으로 감싸고 있어서 한 번 붙은 불이 동시에 퍼져나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떨어진 비계 잔해가 아래층 출입구를 막아 대피와 소방 진입을 방해했다고 하는데 너무 안타까운 대형 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