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을 안 하는 틀의 입장에서는 커뮤에 계속 올라오는 물로켓이라는 말의 뜻을 아예 몰랐습니다.
알 필요도 없고 그냥 그들만의 문화인가보다 했는데 좀 전에 반신욕을 하다가 궁금해서 무슨 말인가 한번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페이커를 비하하는 별명이라고 뜨더군요.
롤은 몰라도 페이커는 압니다.
여기저기 많이 나오는 사람이고 롤 잘하는 롤짱으로 대충 들은 바가 있으니까요.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아예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x되는 플레이라고 영상이 올라와도 뭘 잘한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여러명 따는 그 정도의 플레이를 보면 대충 잘 하는가보다 짐작할 뿐입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커뮤에 종종 등장하는 물로켓론이란 페이커가 잠시 주춤했을때 등장한 이론이라고 합니다.
페이커는 그냥 중학교 물로켓 대회의 우승자일 뿐이라며 깎아내린 말인데 중학생들이 모인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은 50m, 100m정도 날릴때 페이커가 딱 등장해서 200m를 쏘니까 신으로 추앙받았다는 그런 소리입니다.
중학교 내에서는 200m를 날린 실력으로 다 휩쓸고 다녔지만 점점 대회가 커지고 인재가 늘어나고 물로켓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모여드니까 슬슬 부진하기 시작했다는 뭐 그런 말입니다.
다른 재능충들이 500m, 600m까지 쏘게 되었지만 겨우 400m정도를 간신히 쏘면서 초창기때 우승한 걸로 아직 우려먹는다는 말 같습니다.
이러한 글이 올라오자 그러면 과거의 뉴턴이나 아인슈타인도 물로켓이냐고 까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고 그런 위인들과 당장 생긴지 1~2년도 안 된 근본없는 게임에서 잘한 사람이랑 비교하는 건 비약이라는 글도 올라왔다고 합니다.
서로 니 말이 맞네 내 말이 맞네 하면서 싸우는 겁니다.
원래 커뮤를 싸우려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냥 보고 웃어넘기면 될 것 같은데 이걸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누가 이불에 싸놓은 오줌을 보면서 이건 어떤 지도를 그려놓은 건지 자기들끼리 심각하게 토론하는 느낌입니다.
그냥 싸놓은 똥오줌일 뿐인데 그걸 논리적으로 분석해서 뭐 하겠습니까?
낄낄대고 논란만들고 싸우자고 글을 썼더니 죽자고 달려드는데 2탄 3탄이 안 나올수가 없죠.
더 자극적인 멘트들로 아가리를 봉해버리려고 무수한 글들이 올라오면 또 그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정상적인 댓글을 달다가 결론은 같이 지옥에 빠져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래서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나를 들여다본다는 말이 있나봅니다.
타짜에서 예림이는 말했습니다.
“지금 이 마당에 착한 척 하세요? 여기는 지금 지옥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여기는 지옥이고 이 마당에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버려야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오줌싸고 똥싸는 지옥에 와서 뭘 건져가려고 합니까? 그냥 같이 배설하면서 즐기는 거죠.
그런 지옥까지 굳이 찾아와서 요즘 MZ세대는 이렇네 저렇네 평가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놔두면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나이들면 다 후회하고 덧없어지니까요.
저도 20대에는 젊은 혈기에 내가 제압 가능한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제압 불가능한 불의를 보면 경찰에 신고하고 그랬었습니다.
하지만 30대가 되면서 뒤로 빼는 일이 잦아지고 지금은 아예 관망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냥 쟤가 똥을 싸는구나 많이 쌌구나 하면서 굳이 설득하려하지 않고 관망하는 것.
그것이 불혹을 대비하는 자세인 것 같습니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는 굳이 대화하지 말고 그냥 놔두면 됩니다.
사회가 엉망으로 꼬인 것 같지만 그냥 놔두면 알아서 꼬인채로도 돌아갑니다.
얽힌 실타래를 굳이 풀려고 하지 마세요.
아, 그리고 물로켓론은 이번 페이커의 활약에 의해 무근본 쓰레기 이론으로 폐기되었다고 합니다.
페이커는 물로켓으로도 성층권을 돌파하고 달에 도착했다는 말이 있던데 대단한 친구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