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에 3만원이라는 굴비 2마리를 받아와서 냉동실에 얼려놨다가 오늘 점심에 구워먹어봤습니다.
누나가 회사에서 10마리에 30만원짜리 굴비세트를 받아왔다면서 2마리를 가져가서 구워먹어보라고 줬습니다.
저는 중국산 보리굴비를 사서 선물로 보내주기만 했었지 제대로 된 굴비는 처음으로 받아본거라 이거 뭐 어떻게 해야하나 부담스럽더군요.
특히나 한마리에 3만원이라고 하니까 계속 그것만 생각나고 한마리씩 따로 구어먹어야겠다 그렇게만 생각했습니다.
일단 냉동실에 얼려놨었는데 집에 따로 반찬도 없고 해서 어제 저녁에 냉동실에서 얼려놓은 굴비를 냉장실로 옮겨서 해동해봤습니다.
두마리가 너무 깡깡 얼어붙어있어서 따로 뗄 수도 없어서 그냥 같이 해동을 시켰습니다.
크기가 엄청 크진 않았고 그냥 우리가 흔히 아는 굴비보다 아주 약간 큰 사이즈였는데 한마리로 둘이 밥 먹기엔 좀 애매해서 그냥 두마리 다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해동을 했습니다.
점심 한끼에 6만원을 태우는 셈이네요.
6만원이면 둘이서 뷔페에 가서 실컷 먹고 올 수도 있는 돈인데 참 부잣집 사람들은 매끼니 이런 걸 먹겠구나 별 생각을 다 하면서 해동된 굴비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다 굽고서 반찬은 볶음김치에 굴비 하나만 놓고 밥을 먹었습니다.
6만원짜리 굴비가 있으니 다른 반찬은 필요가 없었고 솔직히 다른 반찬도 없어서 그냥 굴비에 볶은김치만 꺼내서 먹었습니다.
굴비를 싹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서 먹어봤는데 진짜 맛있긴 맛있더군요.
간도 잘 베어있고 살도 정말 맛있고 왜 비싼지 알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다른 맛이라거나 특유의 향이나 뭐 이런게 아니라 정말 맛있게 잘 간이 베어있는 굴비 이 정도?
딱 입에 넣고 씹었을때 맛있는 생선을 먹는 그 느낌이 바로 들어와서 정말 맛있게 먹었고 순식간에 굴비 두마리를 다 싹 발라먹었습니다.
밥을 절반정도 먹었을때 밥에다가 차가운 물을 부어서 굴비랑 같이 먹었고 물을 말아서 먹는데도 비리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습니다.
진짜 맛있게 먹긴 했는데 내 돈이었으면 못 사먹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아주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정말 맛은 좋아서 내가 돈이 많은 재벌이면 매끼니 이거 구워서 가족들끼리 먹고 싶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생선이 사람한테 그렇게 좋다는데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 아니어서 생선을 자주 구워먹지는 못하네요.
그냥 오메가3 싸구려 알 엄청 커서 목 넘기기도 힘든 거나 하루에 한 번씩 챙겨먹는 게 고작인 제가 한마리에 3만원이나 하는 고급 굴비를 먹게 되서 영광이었다는 걸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꼭 성공해서 다음에도 다시 한 번 이 맛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