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낄라 1800 아네호 마시고 친구는 필름 끊김

얼마 전 친구네집에 가서 데낄라 1800 아네호 한 병을 같이 나눠마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안양 중앙시장에서 1차로 낮술을 마시고 안주를 좀 더 사가지고 친구네집으로 가서 2차를 했던 날이었습니다.

시장에 좋은 안주들이 많아서 저는 시장에서 술을 마시고 싶었는데 친구놈이 힘들었는지 자꾸 집으로 가자고 하더군요.

나이가 들면 집으로 가서 술마시는 걸 좋아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안주들을 사서 가는데 술은 안 사가도 되냐고 했더니 집에 다 있다면서 일단 가자고 했습니다.

집에 가서 잠깐 티비를 보고 있으라고 하길래 화장실 갔다가 나와서 자리에 앉았더니 아까 샀던 도미살어묵 살짝 데워서 갔다주고 잡채랑 생선구이 산 것들을 다시 데워서 가져오더군요.

그리고 술은 처음엔 잭콕 마시자고 하면서 한잔씩 말아왔고 그 다음에는 데낄라 어떠냐고 하면서 아주 좋은 술이 있다고 운을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저야 뭐 다 좋다고 했고 친구가 가져온 것은 데낄라 1800 아네호 라는 술이었습니다.

한 1/3정도 남아있었는데 이거 스트레이트로 마시자면서 소금이랑 레몬까지 썰어서 가져왔습니다.

병 주둥이에 소금을 찍어바르고 스트레이트 잔으로 마시기 시작했는데 아오! 짜릿했습니다.

40도짜리 술을 스트레이트 잔으로 마시기는 참 오랜만이었고 다른 위스키는 저랑 잘 안 맞아서 항상 소주나 소맥, 아니면 맥주 또는 막걸리만 마셨었는데 이거는 은근히 잘 들어가더군요.

한 세 잔쯤 마셨을까 잘 마시던 친구놈이 갑자기 졸립다고 하길래 읭??? 이게 뭐지??? 했는데 스트레이트로 마시다가 갑자기 취해버린 모양입니다.

둘이서 소주 3병을 마시고 들어올때까지만 하더라도 멀쩡했던 녀석인데 갑자기 섞어마셔서 그런 것도 있고 대낮부터 마셔서 그런 것도 있고 아무튼 웃겼습니다.

저는 좀 더 마시고 싶었는데 혼자 남아서 마시기도 뻘쭘하고 그래서 대충 침대에 널어놓고 저도 안양역으로 나왔는데 지하철을 탔더니 슬슬 취기가 오르더군요.

지하철에서 자다가 놓치면 안 되니 정신 똑바로 붙들고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동네에 내려서 집까지 부지런히 걸어올라왔습니다.

오랜만에 멀리까지 갔다왔더니 몸에 땀냄새가 훅 올라오고 오랜만에 운동 좀 했습니다.

맛이 좋아서 사진도 찍어놨었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꽤 비싼 술이더군요.

한 6~7만원쯤 하는 술인 것 같았고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살 수 있다고 하던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병 사오려고 생각중입니다.

마시고 다음날 친구한테 카톡이 왔는데 자기는 기억이 안 난다면서;;

어디부터 기억나냐고 물었더니 집으로 온 다음에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고 했습니다.

데낄라가 참 무서운 술이네요..

다음에 친구랑 마실때는 소주를 마시지 말고 데낄라를 한두잔 먼저 마시고 그 다음에 간단하게 맥주 정도로만 먹어야겠습니다.

요즘에는 집에서 맥주보다는 하이볼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술을 여기저기서 선물 받은 게 있어서 그냥 놔두기보다는 섞어서라도 마셔야겠다는 생각에 저녁마다 조금씩 마시고 있습니다.

토닉워터 사다가 마시고 아니면 그냥 제로탄산음료 있는 거 섞어서 마시고 그렇게 먹어치우고 있는 중이고 얼마 전에는 산토리 위스키를 한 병 다 마셨습니다.

오늘은 조니워커 블랙라벨 엄청 큰 거 받은 게 있어서 그걸 까려고 합니다.

온더락으로 한 잔 마셔보고 그 다음에는 토닉워터 하나 남아있는거랑 레몬을 썰어서 같이 마시려고 하는 중입니다.

영화 재밌는 거 뭐 볼 게 있는지 한 번 확인해보고 술상을 차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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